본문 바로가기
뿌리깊은이야기/고전(사서삼경 고사성어)속 지혜

불언장단(不言長短): 말하지 않음이 더 큰 지혜다

by 제제꼬 2025. 3. 19.

불언장단(不言長短): 함부로 남을 평가하지 말라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타인의 장단점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말 한마디가 관계를 바꾸고,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불언장단(不言長短)**은 "함부로 남의 장점과 단점을 말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신중한 언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고사성어입니다.
🔹 불언장단의 유래: 황희 정승의 깨달음
조선 시대 명재상 황희 정승(1363~1452)은 세종을 비롯한 다섯 임금을 모신 인물로, 신중한 처신과 지혜로운 언행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아직 벼슬길에 오르기 전, 길을 가다 밭에서 두 마리 소가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고 한 농부에게 물었습니다.

"두 소 중 어느 소가 일을 더 잘하오?"
농부는 잠시 일을 멈추고 황희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습니다
"저 소보다는 이 소가 더 낫습니다."
황희는  의아해하며 "뭐그리 중요한 말이라고 이리 귀에다대고 말하오?라고 묻자
농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라 해도 사람과 다를 바 있겠소?내가 저 소보다 이 소가 낫다고 말하면, 저 소가 불만스럽지 않겠소?"

이 말을 들은 황희는 깊이 깨달음을 얻었고, 이후로 다른 사람의 허물을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
 다짐했다고 합니다.

이 일화는 단순한 비교조차도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며, 불필요한 말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훈을 줍니다.

🔹 현대사회에서의 불언장단

✔️ 직장 생활에서

직장 내에서 소문과 험담은 조직 분위기를 해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실수나 단점을 쉽게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예를 들어, 팀원이 업무 실수를 했을 때 이를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하기보다, 조용히 도와주거나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함부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뢰받는 사람이 되라."

✔️ 인간관계에서

친구나 가족과 대화할 때도 다른 사람의 평가가 자연스럽게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관계 속에서의 평가란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한 사람이 단점이라고 하는 것이 나에게는 장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단점으로 생각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대화를 하다가 감정이 격해지기도 합니다.이럴 때는 불필요한 말을 삼가고, 침묵 속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이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말은 한 번 뱉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出言不死출언불사  覆水難收복수난수

✔️ SNS와 인터넷에서

디지털 시대에는 누구나 쉽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지만, 댓글 한 줄, 짧은 글 하나가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인터넷상에서의 비판은 때때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며, 한순간의 경솔한 말이 평판을 무너뜨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타인을 평가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


🔹 마무리: 침묵이 더 큰 메시지가 될 때

"쓸데없는 말과 급하지 않은 일은 내버려 두고 개의치 말라."
— 명신보감(明臣寶鑑) 정기편(正己篇)

눈으로 본 것도 믿기 어려운 세상에서, 남에게 들은 말은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불언장단은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필요 없는 말을 삼가고 신중하게 말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말을 아낄수록 신뢰가 높아진다.
침묵이 때로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남을 평가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라.
우리도 일상에서 불언장단을 실천하며, 신중한 언행으로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떨까요?